고수의 독특한 맛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비누 맛이 난다고 표현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 취향 차이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유전자 때문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고수를 못 먹는 사람들의 유전자 비밀을 과학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1. OR6A2 유전자
OR6A2는 후각 수용체 유전자의 일종으로, 특정 화학 물질에 반응해 냄새를 인식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 유전자는 특히 고수에 함유된 **E-2-데세날(E-2-decenal)**과 같은 알데히드(aldehyde) 계열 화합물을 강하게 인식합니다.
이 알데히드 성분은 실제로 비누, 세제, 금속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한 향을 가지고 있어서, OR6A2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고수를 먹을 때 마치 세제를 먹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반면, 이 유전자가 없는 사람들은 고수의 신선한 허브 향을 느끼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OR6A2 유전자가 있는 사람도 그 변이형에 따라 고수에 대한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유전학 연구 기업인23 andMe의연구에 따르면, 유럽계 인구의 **10~20%**가 고수를 강하게 싫어하는 OR6A2 유전자의 특정 변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OR6A2 변이형 1: 고수의 알데히드 향에 매우 강하게 반응 → 고수의 맛이 극도로 불쾌하게 느껴짐
- OR6A2 변이형 2: 알데히드 성분 감지 능력이 낮음 → 고수의 신선한 허브 향을 즐길 수 있음
- OR6A2 변이형 3: 중간 정도 반응 → 고수에 대한 호불호가 상황에 따라 달라짐
즉, 고수 맛의 선호 여부는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에 따라 다르게 형성됩니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느끼는 맛의 강도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미각이 얼마나 개인화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2. 고수 맛에 대한 글로벌 인식 차이
고수에 대한 인식은 지역과 문화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예를 들어, 멕시코, 태국, 베트남과 같은 국가에서는 고수가 요리의 필수 재료로 사용됩니다. 이 지역의 사람들은 대체로 고수의 강한 향을 선호하며,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익숙해집니다.
반면, 유럽과 북미에서는 고수를 비누 맛이나 금속 맛에 비유하며 기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서양 요리 문화에서는 허브의 향을 은은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고수의 강렬한 향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문화적 노출 빈도와 유전자가 결합되어, 고수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갈리는 것입니다.
3. 고수를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한 팁
최근에는 DNA 검사 키트를 통해 자신의 고수 혐오 유전자 보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23 andMe같은 서비스에서는 OR6A2 유전자를 분석해 고수에 대한 민감도를 예측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미각 패턴을 이해하고, 고수 대신 다른 허브를 사용하는 등 식습관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만약 OR6A2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고수를 오븐에 구워 알데히드 성분을 줄이거나, 레몬즙과 함께 사용해 강한 향을 중화시키는 등의 팁을 활용해보세요. 유전자 때문에 고수를 완벽히 좋아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작은 조리법의 변화로 조금 더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고수를 싫어한다고 해서 음식의 맛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고수의 대체재로 이탈리안 파슬리, 바질, 실란트로 씨앗(코리앤더 씨앗) 등을 활용하면 비슷한 향신료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도 조리 방법에 따라 맛에 적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수를 오븐에 구워서 사용하면 강한 알데히드 성분이 줄어들어, 보다 부드러운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혹은 고수를 레몬즙과 함께 사용하면, 산도가 알데히드의 쓴맛을 중화해 맛을 완화해 줍니다.
고수를 싫어하는 것이 단순한 편식이 아니라 유전자의 영향이라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우리가 특정 음식을 싫어하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점은, 각자의 입맛과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비록 고수의 강렬한 향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다양한 대체 허브나 조리법을 통해 입맛에 맞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각자의 미각을 이해하고 나만의 식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요?